mtl: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효은: 서른세 살 이효은이고요. 지금은 ‘올라이트’라는 문구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mtl: 올라이트 상점은 어떤 곳인가요?
효은: 인터뷰를 할 때마다 늘 기록광을 위한 문구점이라고 소개하는데요. 요즘 흔히들 소확행이라고 하잖아요. 작 은 물건으로 행복을 주는, 작은 것이지만 삶을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물건으로 경험했고 그것들을 다시 손님들에게 드리고 싶은 브랜드입니다.
mtl: 전공이 제작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지, 제작하는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효은: 제 전공은 레크리에이션과에요. 지금 하는 일이 전공과는 관련이 없죠. 워낙 활발하고 주도적으로 나서서 하 는 것들을 좋아했어요. 대학생 때 제가 과티를 디자인해서 제작한 적이 있는데 친구들이 그 티셔츠를 목이 늘어날 정도로 입고 다니는 것을 보고 나름 뿌듯하고 좋았어요. 20대 초반부터 기록하는 것을 좋아해서 블로그를 했었는 데, 보통의 사람들은 다이어리를 연말/연초에 새로운 계획이나 다짐을 적어보고 싶어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거 같아요. 제가 교보문고에서 다이어리를 살 때마다 다이어리에 불필요한 틀이 너무 많다는 걸 느꼈어요. 유명한 브랜드의 다이어리를 아무리 써봐도 맞지 않아서 내가 제작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바로 행동으로 이어진 거 같 아요. 그래서 맨 처음 시작하게 된 게 다이어리 500권을 만들어서 블로그에 판매하기 였어요. 1년짜리 다이어리 대신에 제 취향에 맞춰서 6개월짜리 다이어리를 제작했는데 저처럼 1년짜리를 다 못쓰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걸 그때 알게 됐어요. 그래서 그렇게 시작을 하게 됐고 지금은 상점까지 운영하고 있네요.
mtl: ‘누하동’이라는 동네가 주는 분위기와 효은님은 참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종로구 누하동에 상점을 열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효은: 올라이트라는 다이어리를 시작할 때는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집에 재고를 쌓아두고 했었거든요. 그렇게 2년 정도 운영하다가 독립을 하게 되면서 원룸 형식의 아파트에 살게 됐어요. 저한테 그 곳이 집 겸 작업실이어서 ‘집 업실’이라는 명칭으로 불렀는데 거기에서 배송하고 다 했었어요. 그러다가 4-5년 차 되던 해에 홍대에 첫 오프라 인 상점을 내게 됐는데, 제가 도봉구 사람이라 오프라인 상점에 대해서 어디에 뿌리내려야 할까 고민하다가 홍대 에 ‘펠트’라는 카페의 바리스타 분이 제 다이어리를 쓰셨고, 연이 닿아 카페에 놀러 갔다가 그 앞자리에 자리 잡게 됐어요. 여기서 4년 정도 운영하다가 작년 6월에 누하동으로 이사를 와서 11월에 오픈하게 됐어요. 누하동이 ‘서촌’이잖아요. 서촌 글자에 왜 촌이 들어가지 궁금했는데 ‘마을 촌’을 땄더라고요. 약간 촌스러운 거예 요. 여기는 더 중심인데 몇 발자국만 나가면 너무 도시 같은 광화문이 있고 살짝 들어오면 보이는 마을 풍경이 너 무 정겹게 느껴졌어요. 북촌은 여기보다 좀 더 세련되고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에요. 그런데 서촌은 주민들도 있고 새로운 사람들도 있고 이런 섞여있는 모습들에 친근감을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집도 이쪽으로 이사 오게 됐어요.
mtl: 상점을 운영하신지도 거의 8년 가까이 되어가는 거 같아요. 오랜 시간 동안 상점을 운영할 수 있었던 원동력 또는 하나의 일을 꾸준히 오래 하는 비결이 있다면 뭘까요.
효은: 오프라인을 처음 냈을 때 종이를 직접 만져보고 다이어리를 살 수 있는 곳이 생겨서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는데, 그럴수록 점점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 거 같아요. 이제야 성과가 보이는데 왜 우울하지? 라고 생각이 들 었을 때 상점을 그만두고 싶었는데 그건 제 개인적인 우울함이었던 거 같아요. 올라이트는 제 자신이랑 연결되어 있는 브랜드이면서 제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보니 변화하는 나의 브랜드를 보는 것, 천천히 가도 괜찮고 남과 비교하지 말자고도 마음먹었어요. 비틀거리면 비틀거리는 대로 내버려 두기도 했고, 가야 할 때는 채찍질도 하고, 많은 고민들을 통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원동력은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기 때문에 마음에 있는 걸 제품으로 많이 표현하려고 했 어요. 찾아오는 변화 자체를 있는 그래도 받아들이고 나니 제품 자체를 즐기게 되더라고요.
mtl: 상점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주로 천, 종이로 제작된 것들이 많은데요 제품 제작 과정에서 환경을 위해 실천 하는 것이 있나요?
효은: 본질에 대해 생각할수록 포장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느껴요. 우리는 환경과 자연을 통해서 얻는 것이 많은 데. 기본적이지만 비닐 사용을 최소화하고 손잡이 봉투도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요. 제가 실제로 다른 가게를 갔을때 좋다고 느꼈던 점을 반영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사실 패키지 때문에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는데, 개별 포장 대신 한 패키지에 여러 가지를 같이 담아 나갈 수 있게 패키징 해요. 제품을 판매할 때는 어쩔 수 없이 포장을 해야 해서 다른 곳에서 받은 쇼핑백으로 담아드려도 되냐고 여쭤보기도 하고 택배 박스를 포장할 때 쓰는 테이프는 비 닐 테이프 말고 코팅되지 않은 종이테이프를 사용해요. 가격은 5배 이상 비싸고 장바구니에 담아놨다가 고민하다 가 이 돈 아낀다고 뭐하나 싶어서 구매했어요. 친환경 제품들로 조금씩 바꾸고 있어요.
문구점 올라이트
mtl: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효은: 서른세 살 이효은이고요. 지금은 ‘올라이트’라는 문구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mtl: 올라이트 상점은 어떤 곳인가요?
효은: 인터뷰를 할 때마다 늘 기록광을 위한 문구점이라고 소개하는데요. 요즘 흔히들 소확행이라고 하잖아요. 작 은 물건으로 행복을 주는, 작은 것이지만 삶을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물건으로 경험했고 그것들을 다시 손님들에게 드리고 싶은 브랜드입니다.
mtl: 전공이 제작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지, 제작하는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효은: 제 전공은 레크리에이션과에요. 지금 하는 일이 전공과는 관련이 없죠. 워낙 활발하고 주도적으로 나서서 하 는 것들을 좋아했어요. 대학생 때 제가 과티를 디자인해서 제작한 적이 있는데 친구들이 그 티셔츠를 목이 늘어날 정도로 입고 다니는 것을 보고 나름 뿌듯하고 좋았어요. 20대 초반부터 기록하는 것을 좋아해서 블로그를 했었는 데, 보통의 사람들은 다이어리를 연말/연초에 새로운 계획이나 다짐을 적어보고 싶어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거 같아요. 제가 교보문고에서 다이어리를 살 때마다 다이어리에 불필요한 틀이 너무 많다는 걸 느꼈어요. 유명한 브랜드의 다이어리를 아무리 써봐도 맞지 않아서 내가 제작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바로 행동으로 이어진 거 같 아요. 그래서 맨 처음 시작하게 된 게 다이어리 500권을 만들어서 블로그에 판매하기 였어요. 1년짜리 다이어리 대신에 제 취향에 맞춰서 6개월짜리 다이어리를 제작했는데 저처럼 1년짜리를 다 못쓰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걸 그때 알게 됐어요. 그래서 그렇게 시작을 하게 됐고 지금은 상점까지 운영하고 있네요.
mtl: ‘누하동’이라는 동네가 주는 분위기와 효은님은 참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종로구 누하동에 상점을 열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효은: 올라이트라는 다이어리를 시작할 때는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집에 재고를 쌓아두고 했었거든요. 그렇게 2년 정도 운영하다가 독립을 하게 되면서 원룸 형식의 아파트에 살게 됐어요. 저한테 그 곳이 집 겸 작업실이어서 ‘집 업실’이라는 명칭으로 불렀는데 거기에서 배송하고 다 했었어요. 그러다가 4-5년 차 되던 해에 홍대에 첫 오프라 인 상점을 내게 됐는데, 제가 도봉구 사람이라 오프라인 상점에 대해서 어디에 뿌리내려야 할까 고민하다가 홍대 에 ‘펠트’라는 카페의 바리스타 분이 제 다이어리를 쓰셨고, 연이 닿아 카페에 놀러 갔다가 그 앞자리에 자리 잡게 됐어요. 여기서 4년 정도 운영하다가 작년 6월에 누하동으로 이사를 와서 11월에 오픈하게 됐어요. 누하동이 ‘서촌’이잖아요. 서촌 글자에 왜 촌이 들어가지 궁금했는데 ‘마을 촌’을 땄더라고요. 약간 촌스러운 거예 요. 여기는 더 중심인데 몇 발자국만 나가면 너무 도시 같은 광화문이 있고 살짝 들어오면 보이는 마을 풍경이 너 무 정겹게 느껴졌어요. 북촌은 여기보다 좀 더 세련되고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에요. 그런데 서촌은 주민들도 있고 새로운 사람들도 있고 이런 섞여있는 모습들에 친근감을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집도 이쪽으로 이사 오게 됐어요.
mtl: 상점을 운영하신지도 거의 8년 가까이 되어가는 거 같아요. 오랜 시간 동안 상점을 운영할 수 있었던 원동력 또는 하나의 일을 꾸준히 오래 하는 비결이 있다면 뭘까요.
효은: 오프라인을 처음 냈을 때 종이를 직접 만져보고 다이어리를 살 수 있는 곳이 생겨서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는데, 그럴수록 점점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 거 같아요. 이제야 성과가 보이는데 왜 우울하지? 라고 생각이 들 었을 때 상점을 그만두고 싶었는데 그건 제 개인적인 우울함이었던 거 같아요. 올라이트는 제 자신이랑 연결되어 있는 브랜드이면서 제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보니 변화하는 나의 브랜드를 보는 것, 천천히 가도 괜찮고 남과 비교하지 말자고도 마음먹었어요. 비틀거리면 비틀거리는 대로 내버려 두기도 했고, 가야 할 때는 채찍질도 하고, 많은 고민들을 통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원동력은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기 때문에 마음에 있는 걸 제품으로 많이 표현하려고 했 어요. 찾아오는 변화 자체를 있는 그래도 받아들이고 나니 제품 자체를 즐기게 되더라고요.
mtl: 상점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주로 천, 종이로 제작된 것들이 많은데요 제품 제작 과정에서 환경을 위해 실천 하는 것이 있나요?
효은: 본질에 대해 생각할수록 포장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느껴요. 우리는 환경과 자연을 통해서 얻는 것이 많은 데. 기본적이지만 비닐 사용을 최소화하고 손잡이 봉투도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요. 제가 실제로 다른 가게를 갔을때 좋다고 느꼈던 점을 반영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사실 패키지 때문에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는데, 개별 포장 대신 한 패키지에 여러 가지를 같이 담아 나갈 수 있게 패키징 해요. 제품을 판매할 때는 어쩔 수 없이 포장을 해야 해서 다른 곳에서 받은 쇼핑백으로 담아드려도 되냐고 여쭤보기도 하고 택배 박스를 포장할 때 쓰는 테이프는 비 닐 테이프 말고 코팅되지 않은 종이테이프를 사용해요. 가격은 5배 이상 비싸고 장바구니에 담아놨다가 고민하다 가 이 돈 아낀다고 뭐하나 싶어서 구매했어요. 친환경 제품들로 조금씩 바꾸고 있어요.
mtl: 올라이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다이어리’가 아닐까 싶은데요 보다 잘 메모할 수 있는 꿀팁이 궁금 해요.
효은: 일단 노트를 아까워하면 안 되고요. 흰색 종이를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으신 거 같아요. 예전에 저는 다이어 리를 쓰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뜯어내기도 했어요. 기록을 잘 해서 내가 변하는 것도 있지만 스스로의 인정이 뒷 받침되면 흰 종이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거 같아요. 틀릴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 현실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것들은 체크리스트가 좋은 것 같아요. 사소한 일상이라도 체크리스트에 적고 이걸 다 채우면 하루를 보람차게 보냈구나 싶어요. 기록으로서 체크해야 할 것들이 있고 이게 쌓여 다 해내면 스스로에게 칭찬도 할 수 있고. 생각만 하지 않고 손으로 정리하다 보면 머리로도 정리할 수 있게 되는 거 같아요. 용도별로 노 트를 따로 빼는 것도 처음 해본 경험인데요. 워클리/먼슬리 다이어리 말고도 무지 노트, 글줄 노트 등 용도에 맞는 다이어리를 따로 쓰는 것도 추천해요.
mtl: 평소에 즐겨 하는 운동이 있을까요?
효은: 4월 중순부터 수영을 다시 다니고 있어요. 저는 아침 시간을 좋아하는데, 아침에는 좋은 생각들이 많이 나는 편이에요. 운동을 가기 전에 항상 고민이 되는데 수영은 습관이 된 경우에요. 혈액순환도 잘 되고 물속에 있으니까 땀이 얼마나 나는지 잘 모르지만 운동은 잘되고. 물속에서 느껴지는 다른 움직임들도 재미있어요. 수영 전에는 필 라테스를 다녔고, 필라테스 전에는 요가를 했는데, 추천드리자면 필라테스 1:1 레슨을 들어서 속근육과 기본기를 다지고 몸의 움직임을 이해한 후 요가로 응용하면 어떨까 싶어요.
mtl: 스트레칭은 뭉쳐있는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동작을 의미하는데요 평소 자주 하는 스트레칭 동작이 있나요?
효은: 폼롤러를 이용해서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요. 양쪽 날개뼈가 멀어진다고 생각하고 호흡을 넣으면 순간적인 통증을 잡을 수가 있어요. 뭉친 근육이랑 노폐물을 손으로라도 많이 풀어주고요. 또 스네이크 동작이라고 엎드린 채로 누워서 상체만 드는 동작이 있는데 유튜브에 전거근 운동을 검색하면 많이 나와요. 특히 저는 어깨 스트레칭 을 자주 해요. 라운드 숄더를 위한 것도 많이 하고 습관적으로 몸을 자주 주물러주는 편이에요. 아침엔 일어나자마 자 고양이 자세를 해주고요. 늘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빈속에 물 한 잔 마시는 것처럼 건강을 위한 나만의 루틴을 잘 마련해두는 편이에요.
mtl: 엠티엘(mtl) 슬로건 티셔츠 중 스트레칭 티셔츠를 고른 이유도 궁금해요.
효은: 앞에서 말했듯이 저는 스트레칭을 좋아해요.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라 동물들의 자세가 있는 게 너무 귀여웠어요. 그중에 다리를 쭉 벌리고 있는 자세는 제가 평소에 자주 하는 폼롤러 스트레칭하고 많이 닮아있어요.
mtl: 마지막으로 효은님의 TMI.
효은: 집에서 신는 지압 슬리퍼가 있는데요. 네이버에 검색하시면 5,900원에 살 수 있어요. 2-3년 전에 맹장 수술 을 했는데, 그 후로 건강에 집요한 관심과 질문을 계속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스트레스와 자기 관리에 소홀하던 때였는데 몸이 안 좋아졌다는 것을 느꼈는데도 ‘나는 건강하니까’라는 오만함으로 수술한 바로 다음날 상점에 나 가서 배송을 보내기도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있으면 저만의 TMI를 많이 말하게 되는 거 같 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