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Second Hand Shop, Jase

세컨핸드샵 자세


mtl: 커피, 패션, 가구 등 관심있는 분야가 많으신 거 같아요 지금 하시는 일과 관련이 있나요?

세은: 하고 있는 일이 주로 컨텐츠와 관련 있는 일이다 보니 여러 방면에 관심을 갖게 된 거 같아요. 모두 평소에 제가 좋아하는 것 들이기도 하고요. 

자성: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되게 어려운데요. 옷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이 됐는데, 나머지 시각적인 것들도 다 연관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좋아졌어요. ‘컨텐츠’라는 맥락으로 구분 없이 담는 걸 좋아해요. 꼭 옷만이 아니더라도 우리 삶에 관련된 모든 것들이요. 요즘은 그런 것들을 다 섞어서 표현하니까 오히려 구분을 두지 않으려고 하는 거 같아요. 예전에는 패션쪽 일을 주로 했다면 지금은 그런 경계를 없애고 싶어요. 

세은: 그리고 워낙 요즘엔 새로운 공간이나 좋은 것들이 많이 생겨나고 저희는 그런 곳에 다니는 걸 좋아하다 보니 관심을 더 갖게 되는 것도 있고요. 

자성: 요즘 사람들은 이미지에 쉽게 반응하고 누군가 이게 좋다고 하면 따라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희는 그게 싫어서 일부로라도 저희만의 느낌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게 가구가 될 수도 있고 커피가 될 수도 있는데, 경험하고 구매하는 것도 다 재산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양한 것에 관심을 두고 있고, 동시에 ‘내 것’을 찾으려 하고. 약간 복합적이네요. 


mtl: 일명 ‘맛집 투어’를 많이 다니시던데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추천하고 싶은 최애 음식점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세은: 저는 ‘서북면옥’이라고 평양냉면 집. 되게 좋아해서 자주 가요. 

자성: 거기는 원래 이사 오기 전에 정말 가까웠어요. 어린이대공원 근처여서 자전거 타고도 10분이면 갈 수 있고. 여름이면 자주 갔었는데 지금은 거리가 멀어 이사 오고 나서는 딱 한 번 가봤어요. 

세은: 그래도 이사 오고 나서도 또 가고 싶은 그런 곳이에요. 거기 주변에 어린이대공원이 크게 있어서 서북면옥에서 평양냉면 먹고 산책하고. 그리고 그 옆에 바로 찹쌀도너츠 맛있는 집이 있거든요. 후식으로 사서 산책하면서 먹는 거죠. 요즘은 코로나여서 그렇게 잘 못하지만. 


mtl: ‘JASE’라는 빈티지 샵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

자성: 제가 원래 사고파는 것을 잘 하는 편이에요. 어렸을 때는 돈이 많이 없으니까 새 거를 사기에는 돈이 부족하고 절약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중고를 잘 사 왔었는데 그게 습관이 돼서 지금도 거리낌이 없고 오히려 중고를 더 좋아한다고 해야 하나. 물론 생필품 중에 새 제품을 사야되는 것들도 있지만 중고만이 갖고 있는 매력이 있어서 빈티지를 좋아했어요. 그리고 직접적으로 빈티지 샵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이미 있는 빈티지 샵에서 옷을 사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해외에 바잉할 수 있는 사이트에서 빈티지 옷을 구매했다가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생각과는 다른 옷이었을 때 판매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어요. 그러다 일이 됐지만 일처럼 느끼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 어떤 일보다 더 즐겁기도 하고요. 

세은: 원래 저희만의 브랜드를 하고싶어 했는데 그게 뭐가 될 지 고민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된 거 같아요. 

자성: 그걸 하자! 라고 해서 한 게 아니고 그냥 하고 있던 일이어서 쉽게 할 수 있었고, 컨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보니 그런 일이 되게 자연스러웠어요. 


mtl: 원래부터 빈티지를 좋아했나요 ?

세은: 어렸을 때는 누군가 쓰던 물건을 쓰는 게 조금 불편한 느낌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오히려 누군가 사용했던 물건들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리고 오래된 물건들은 요즘의 디자인과는 느낌이 정말 다르잖아요. 그 느낌이 좋아요. 

자성: 저는 과거에 대한 향수 같은 것들이 있는 거 같아요. 예전이 그리운 느낌. 팬데믹 이전에는 공기가 좋았다거나 제품의 퀄리티가 더 좋았던 것들이 있잖아요. 어떤 면에서는 시대적인 부분이 투영되는 것도 같고요. 

세은: 예전 자재들이나 소재가 더 좋은 거 같아요. 가구만 보더라도 오히려 과거에 더 좋은 목재를 쓰기도 했고요. 


mtl: 그럼 빈티지에 관한 실패담도 있을까요?

자성: 꽤 많죠.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그런 점이 많은 거 같은데, 일단 컨디션에 대한 문제가 있죠. 

세은: 어떤 부분에 심한 하자가 있다든지. 

자성: 사이즈나 디자인은 다 보고 사니까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는데, 컨디션은 이미지로 감추려면 감출 수 있는 부분이어서 비양심적인 셀러거나 빈티지니까 이해하라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꽤 있어요. 

세은: 미리 인지만 했으면 빈티지니까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몰랐다가 발견하면 조금 당황스럽죠. 

자성: 그래서 저희가 ‘JASE’를 운영하면서 신경을 더 많이 써요. 컨디션에 관해서 자그만한 것들도 꼼꼼하게 다 찾아서 찍고. 지금 까지 한 번도 하자에 관해서 컴플레인은 없었어요. 손님이 그렇게 느끼는 게 싫으니까 애초에 잘하자는 마음이에요. 이제는 실패를 잘 안 하긴 하죠. 


mtl: 빈티지 제품을 판매하면서 기억에 남는 특별한 추억이 있다면요.

자성: 제품을 퀵으로도 보내드린 적이 있었어요. 메시지를 보면 이 분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잖아요. 남자분인데 여자 옷을 사시 길래 어떤 용도로 사용하시는지 여쭤봤는데 여자친구한테 선물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또 세은이가 포장을 잘 해요. 그리 고 최근에는 가벼운 메쉬백을 팔았는데 그분이 그 날 샀는데 그날 받고 싶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 이유가 다음날 여행을 가는데 이 가방을 메고 가고 싶다는 거였어요. 그러니까 전해주고 싶잖아요. 그때가 밤 10시였나. 그 사람 마음이 이해가 되니까 자려고 준비까지 다 했었는데 퀵으로 보내드렸어요. 그때 가방 안에 토마토 두 알도 넣어드렸어요. 

세은: 그런 게 있는 거 같아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하면 제품을 사고 끝이잖아요. 근데 SNS로 팔다 보니까 서로 소통하면서 이야기하고 그런 재미가 있는 거 같아요. 


mtl: ‘부엌’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시는 거 같아요 두 분에게 ‘부엌’이라는 공간은 어떤 의미인가요 ?

세은: 부엌의 의미.. 뭐라고 정의하기가 어려운데 누군가에게 행복이라면 행복을 만들어줄 수 있는 공간이지 않을까요. 부엌에 서 있는 걸 좋아해요. 설거지하는 것도 좋아하고 깨끗해지는 걸 좋아해요. 

자성: 예전에는 집안일을 나눠서 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각자가 할 수 있는 걸 잘 하자라는 주의에요. 저는 오늘처럼 사람들이 놀러오면 세은이가 편하게 할 수 있게 정리해주는 서포트 역할이에요. 


mtl: 매일 아침 천천히 내려 마시는 커피와 가벼운 식사 한 끼가 두 분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나요?

세은: 하루의 기분을 좌우하는 거 같아요. 잘 먹고 나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요. 

자성: 보통 식단을 미리 다 짜놔요. 재료 관리를 미리 해서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다 적어놓고. 이왕이면 맛있게 먹고 싶으니까. 물론 시간이랑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지만. 요즘은 이사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러지 못하고 있긴 한데 자리가 잡히고 정리가 다 되면 다시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어요. 

세은: 저희는 출근 시간이 정해져있지 않다 보니까 아침이 가장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시간이라 좋은 거 같아요. 일어나서 씻고 기분 좋게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이 시간을 원래 제일 좋아했어요. 


mtl: 특별히 잘 하는 요리가 있을까요?

세은: 요즘에는 토마토가 많아서 토마토 요리를 많이 해요. 

자성: 세은이가 원래 잘 했던 거는 시나몬 롤. 빵 만드는 거. 마들렌이나 휘낭시에. 토마토 스튜. 또 뭐가 있지? 

세은: 집에 손님이 오시면 캬베츠롤. 근데 한식은 잘 못해요. 

자성: 한식은 잘 하는 분을 이길 수가 없어요. 세은이가 만든 한식은 익숙한 맛이 아니고 요상한 맛이에요. 한식은 손도 많이 가고 설거지 거리도 많이 나와서 나가서 먹는 걸 추천해요. 


mtl: 최근에 이사를 하셨어요 지금 집에 있는 물건 중에 가장 아끼는 물건 하나를 꼽는다면?

자성, 세은: 의자.

세은: 이사할 때도 엄청 애지중지하면서 왔어요. 이사하시는 업체 분들한테도 신경 써달라고 몇 번이나 얘기하고. 

자성: 이 의자를 산 지는 1년 정도 된 거 같아요. 원래는 사무용 의자를 사용했는데 오래 앉아서 일을 하다 보니까 좋은 의자를 알아보다가 이걸 샀어요. 


mtl: 실례가 안된다면 가격을 물어봐도 될까요?

자성: 200만 원 조금 넘는 거 같아요. ‘허먼밀러’라는 미국 브랜드의 에어론 이라는 의자에요. 이 의자가 사무용 의자에서는 가장 끝판왕이라는 인식이 있어요. 실제로 애플이나 구글 직원들이 사용한다고 해요. 그만큼 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의자인 거 같아요. 

세은: 가격이 비싸서 조금 고민했는데 그래도 평생 쓰면 되니까 싶어서 2개를 구매했죠. 지금도 잘 샀다고 생각해요. 


mtl: 자성님과 세은님은 같이 일을 하는 사람이면서 커플인데요. 이런 관계의 장단점이 있다면?

자성: 잠정과 단점이 확실한 편인데요. 단점은 일과 삶이 엉켜있기 때문에 일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삶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섞일 수 있다는 점인 거 같아요. 

세은: 일어나자마자 생활을 같이 시작하니까요. 

자성: 맞아요. 일이 바쁠 때는 그럴 때가 있어서 예민해질 때가 꽤 있어요. 그리고 좋은 점은 바로바로 일을 할 수 있고, 일이 일 같지 않게 느껴질 때가 많죠. 밖에 나가서 일할 때는 놀러나가는 기분으로 같이 나가고 미팅하러 갈 때는 근처에 밥 먹을 곳이나 둘러볼만한 곳을 같이 찾아보면서 여행하듯 다니니까 그런 점에서 확실히 즐거워요. 

세은: 혼자 있는 것보다 둘이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많으니까. 

자성: 그런데 그거는 아마 저희 둘이 비슷한 사람에 가까워서 가능한데 보통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잖아요. 그러니 까 일을 하더라도 보통 서로 다른 일을 한다거나 퇴근 후에 만나는 경우가 많을 텐데 그러면 일에 관해서는 서로 터치를 안 하잖아 요. 그런 면에서 완벽하게 함께 하기가 어려운 부분인 거 같아요. 

세은: 분리되는 삶이 있고 함께 하는 삶이 있는데, 저희는 함께 하는 삶이 조금 더 성향에 맞아서 좋은 거 같아요. 같이 하는 걸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요. 밥 먹는 거, 뭔가를 보는 거, 다 같이 하는 거 같아요. 

자성: 거의 24시간을 계속 같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세은: 주변 사람들이 샴쌍둥이 같다고도 해요. 


mtl: 그렇다면 서로에게 서로는 어떤 존재인지도 궁금해요.

세은: 그냥 뭐랄까. 그냥 전부인 거 같은데. 

자성: 자연스러운 느낌이에요. 없으면 안 되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없는 게 상상을 할 수 없는. 가족들하고도 서로 떨어져 서 지내고 서로를 정말 많이 의지하고 있으니까. 비빌 언덕이 서로밖에 없어서 더욱 소중한 존재인 거 같아요. 그 무엇과도 대체가 불가능하죠 지금은. 

세은: 정서적으로나 삶이나 모든 게 다 연결되어 있는 거 같아요. 

자성: 이렇게 지낸 지가 꽤 오래돼서 가끔씩은 조금 무서워요.

 

mtl: 마지막으로 가장 어려워하셨던 질문이에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자성: 소박한 삶이 좋은 이자성입니다. 하루하루를 정성껏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세은: 자성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세은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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