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l Members]소중한 기억을 담아낸 레시피 - Baker, 오윤주

2024-01-18

mtl members, Baker 오윤주입니다. 

크럼블, 파운드 케이크, 스콘… mtl에서 소개하는 디저트들은 누가 만들까요? 이번 엠티엘멤버스는 모든 매장의 베이커리 메뉴를 총괄하는 베이커 윤주님 이야기로 찾아왔습니다. 어릴 때 어머니가 구워주시던 생일 케이크부터 시작해, 내리쬐는 플로리다 햇살과 함께 즐겼던 허밍버드 케이크, 최고의 스콘 레시피를 찾기 위해 연구하던 날들을 들려주셨어요. 매일 베이킹을 하는데도 “빵 냄새는 언제나 새롭죠.”라고 답하는 윤주님, 갓 구운 디저트처럼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인터뷰를 만나보세요.


  

Q. 모든 mtl매장 베이커리 메뉴를 책임지고 계시죠. mtl을 어떻게 알게 되고, 일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4년 전 즈음, mtl한남에서 커피를 마셔보고 너무 맛있어서 인스타그램 팔로우하고 지켜보기 시작했어요. 당시 산미가 느껴지면서 맛있는 커피를 만나기 어려웠거든요. 그리고 mtl동탄 오픈 초기에 방문했는데, 동탄점 테라스에 앉아서 커스터드 커피를 마시며 보낸 시간이 좋았어요. 손님을 응대해 주시는 모습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고요. 마침 얼마 뒤 채용공고가 올라와서 지원했죠.


Q. 여기에 오기까지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한국에서는 제과제빵을, 미국에서 요리과(Culinary Art)를 전공했어요. 모든 요리의 기본부터 파인 다이닝까지 두루 배웠죠. 베이커리는 한국에서 배웠으니, 레스토랑 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 요리를 배워보자 싶었어요. 베이커리보다 다루는 식자재 스펙트럼이 넓다 보니 어렵기도 하지만, 그만큼 제가 응용할 수 있는 선택지도 넓어졌어요. 그러다보니 지금 mtl에서 샌드위치 메뉴까지 개발하고 있고요.(웃음)
 


Q. 그런데 결국 베이킹으로 돌아왔네요. 베이킹을 시작하게 된 시점부터 짚어 볼까요?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가 오븐으로 빵을 많이 구워주셨어요. 당시 오븐 있는 집이 흔치 않았는데, 동생이랑 셋이서 베이킹을 했죠. 생일 때마다 케이크를 직접 구워주시고요. 마침 제 생일이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라 가족 이벤트 같았거든요. 같이 빵을 만드는 시간이 재미있었어요.



Q. 좋아하는 일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계시네요. 좋아하는 일을 ‘잘’ 하는 일로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체력을 기릅니다. 베이킹은 서서 하는 일이라 체력이 정말 중요해요.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풀어서, 복싱도 하고 달리기도 좋아해요. 최근에는 발목을 다쳐서 상체 근력 운동에 집중하고 있어요.(웃음)



Q. 체력 정말 중요하죠. 베이커라는 직업에 있어 요구되는 자질이 있을까요?
경력별로 다른데, 신입 분들께 요구하는 건 잘 흡수하는 태도예요. 레시피 그대로 잘 따라주는 것. 그런데 베이킹은 변수가 많아요. 그날의 온도나 습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거든요. 이런 변수는 노하우가 쌓여야 대처할 수 있죠. 저도 mtl에 입사한지 얼마 안 됐을 때, 애플 크럼블 안쪽이 덜 익어서 당황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 이후로는 온도를 낮추고 오래 굽는 등 노하우가 생겼죠.
 


Q. 그리고 지금은 베이커리 팀을 리드하는 역할이니, 메뉴 개발이나 베이킹 외에 다른 업무도 많으시죠?
메뉴를 개발할 때는 한남, 효창, 동탄 세 매장마다 찾아주시는 분들의 특성이 달라서, 어떤 메뉴를 선보여야 할까 고민이 많아요.
그 외에 재고나 레시피 정리, 원가 계산하는 시간이 많죠. 다행히 수학을 좋아해서 원가 계산하는 엑셀 작업이 재밌어요.
 


Q. 어떤 일이든 즐기는 태도가 배어있다고 느껴져요. 쉬는 날 다른 베이커리에 찾아가기도 하시나요?
핫하다고 소문이 들리는 디저트 중에서도 실험적인 메뉴를 보면 먹어보고 싶더라고요.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맛에 대한 호기심이랄까요. 그런데 실험적인 메뉴 중에 맛있다고 느낀 적은 많지 않아요. 언제든지 맛있는 건 클래식한 메뉴들이더라고요. 클래식을 가지고 어떻게 브랜딩하는지에서 차이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Q. 개인적인 추억을 레시피에 녹여내는 과정이 흥미롭더라고요. 크리스마스 한정으로 제작한 ‘진저맨 번트 케이크’도 미국에서의 추억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하셨죠. 추억이나 이야기가 담긴 메뉴가 또 있을까요?
“미국에서 자주 가던 베이커리에서 느낀 따뜻함을 담은 케이크예요. 매년 12월이 되면 어른들을 위한 진저브레드와 더불어 아이들을 위해 귀여운 진저맨 쿠키를 트리에 매달아 오너먼트처럼 걸어두었거든요. 그때 느낀 따스함을 떠올리며 귀여운 진저맨이 케이크 안에 들어가면 어떨까, 상상하면서 만들었어요.” / 진저맨 번트 케이크 소갯말 중

한국에서 즐겨 먹던 생크림 케이크를 떠올려 미국에서 케이크 사업을 해봤어요. 한국 빵집에서 파는 생크림 케이크를 먹고 싶은데, 미국에서는 구할 수가 없어서 제 입맛에 맞는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팔았죠. 결혼식에 납품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고요.

그리고 얼마 전 mtl에서 새로 출시한 ‘허밍버드 케이크’요. 플로리다에서 할머니들이 운영하는 베이커리에서 파는 케이크인데, 원조는 파인애플이 더 많이 들어가서 달고 상큼해요. 날씨 좋은 날 테라스에 앉아서 허밍버드 케이크에 라떼를 마셨는데,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만들었어요.
 


Q. ‘새가 지저귈 정도로 맛있다’라는 뜻에서 허밍버드 케이크라고 들었어요. 먹어보니 폭신하고 부드러워서 단번에 기분 좋아지는 맛이었고요. 허밍버드 케이크와 함께 나온 메뉴 중 스콘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있었죠. “스콘은 정말 자신 있다"라고요. 자신 있게 추천하신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죠?
저는 스콘에 진심입니다.(웃음) 스콘은 버터 본연의 맛이 느껴지는 디저트라, 어떤 버터를 쓰는지 그리고 반죽 온도 같이 섬세한 과정에 따라 풍미가 완전히 달라져요. 미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버터 샘플를 가지고 테스트해볼 수 있는 환경이었어요. 스콘 가게에서 아침에 갓 나온 스콘을 먹어보고 완전히 빠진 뒤로는, 이것저것 시도해 보면서 최상의 조건을 찾아 저만의 레시피를 만들었죠.
 


Q. 일하면서 보람과 기쁨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손님들이 남김 없이 맛있게 먹고 난 접시를 보면 뿌듯하죠. 그리고 일할 때 재미와 도전이 중요한데, 요즘은 팀원 분들이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하면서 끊임없이 의견을 주시는 덕에 도전할 미션이 주어져 재미있어요. 안주할 틈이 없달까요.(웃음) 팀원 분들이 아이디어를 주시면 제가 구현하기 쉬운 레시피로 만들거나 응용해서 완성도를 올리죠. 허밍버드 케이크도 그렇게 나오게 된 메뉴고요.


Q. mtl효창점에서 베이킹하는 시간이면 달콤한 냄새가 매장 밖까지 풍기곤 해요. 손님 입장에서는 반가운 냄새지만,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떨지 궁금해요.
빵 냄새는 항상 새롭죠.(웃음) 그렇지 않나요? 빵을 좋아해서 그런가, 질리지 않아요.
 


Q. 앞으로 선보이고 싶은 메뉴나 아껴둔 레시피가 있을까요?
저는 레시피를 아끼지 않아요. 누가 만들더라도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